장난감통에 웃고 울다

장난감통을 쓰고 놀던 아이의 순수한 순간, 웃음과 울음이 교차했던 육아 속 소중한 기억을 담은 이야기.

장난감통에 웃고 울다

육아를 하다 보면,
웃긴 장면이 갑자기 눈물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
지안이의 '장난감통을 쓴 사건'도 그중 하나였다.

처음엔 정말 귀엽고 웃겼다.
지안이는 블록을 담는 둥근 장난감통을 얼굴에 푹 눌러썼다.
우리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정말로 안 빠진다고 울기 시작했다.
아빠가 웃으며 “큰일 났다, 이제 못 빼겠다~”라고 농담했을 때,
지안이는 믿었던 마음이 무너진 듯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대성통곡했다.

그때 우리 마음도 달라졌다.
처음엔 귀여워서 웃었지만,
점점 커지는 울음에
우리도 웃음을 멈추고 지안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됐다.

작은 얼굴로 세상의 무게를 다 짊어진 듯한 그 표정.
지금도 생각하면 웃프면서도 마음이 짠해진다.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가끔 그날을 웃으며 이야기한다.
지안이도 웃으며 말했다.

"그땐 정말 이 통 쓰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던 것 같아."

아마 그 어린 마음엔
믿음과 놀람이 뒤섞여 있었겠지.
그 순수함을
나는 그때는 다 알지 못했고,
지금에서야 천천히 헤아리게 된다.

육아는 늘 아이의 순수함을
조금 늦게 알아채는 시간이었다.

그날의 지안이,
작은 두 손으로 통을 붙잡고,
믿었던 세상에 대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던 그 순간을
나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혹시 당신에게도,
그때는 웃고 넘겼지만,
지금은 울컥하는 기억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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