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남편 — 다름을 이해하는 연습
감정을 말하는 방식이 달랐을 뿐, 사랑은 분명히 있었다.다른 방식으로 자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배운 감정 언어의 기록.살다 보면, ‘왜 이렇게 다를까’ 싶은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내겐 남편이 그렇다.감정에 대해 말하고 싶은 날, 남편은 해결부터 말하고 나는 마음을 꺼냈는데, 남편은 정리를 하려 든다. 그런 날이 쌓이면,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할 생각이 있긴 한 걸까?’ 싶고, 때론 혼자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보려 한다. 남편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기보다, 그렇게 살아오도록 자라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남편은 누나와 열 살 차이 나는 막내였다. 어머니는 늘 바쁘셨고, 가족 안에서 그는 조용히 맞추고, 감정을 꺼내기보다 참고 정리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