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상과 아이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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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부모 사랑의 방식. 간식과 밥상 속에 담긴 따뜻한 기억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랑의 표현을 다시 바라본 이야기.



빨간 의자에 올라선 아이가 간식을 꺼내려다 꽈당 넘어졌던 어느 날을 기억한다.
하린이는 집안의 작은 간식 탐지견 같았다.
숨겨둔 간식도 찾아내고, 높은 찬장에도 조심조심 올라가던 아이.

그 조그만 몸으로 의자에 올라선 하린이, 그리고 엉뚱하게 간식을 향해 뛰던 그 열정.
나는 놀라고 웃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이들의 이런 간식에 대한 진심은, 나에게 따뜻한 깨달음을 주었다.


엄마 밥상과 아이의 사랑



나는 원래 먹는 일에 큰 흥미가 없던 사람이었다.
어릴 적 나에게 필요한 것은 먹을 것보다 엄마의 따뜻한 관심과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마음이었다.

엄마는 밥상을 차려주며 사랑을 표현했지만, 나는 그 사랑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이 어릴 적 나에겐 작은 결핍처럼 다가왔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내 아이들이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엄마 미역국은 복불복인데, 할머니 미역국은 항상 맛있어."
지안이의 말에 웃었지만, 마음 한편이 묘하게 따뜻해졌다.

그 순간 나는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느꼈던 결핍은 사랑의 부족이 아니라, 사랑의 표현 방식의 차이였음을.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랑을 전하려 했고,
나는 그걸 다르게 받아들이며 성장했다.

그리고 나 또한,
내 아이들에게 완벽한 사랑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고, 마음을 읽어주려 애쓰는 것.
그게 내가 이어가야 할 사랑의 방식이겠지.

빨간 의자에 앉아 밥을 먹던,
졸다 고개를 떨구던,
간식을 들고 웃던 그 작은 순간들이,
아이들 마음속에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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