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친하다’는 감정의 말이 전하는 거리감의 신호. 관계에서 감정 리듬을 읽는 법과 부모가 중심을 잡아주는 방법에 대해 정리합니다.

“엄마, 나만 좀 덜 친한 것 같아.”
딸이 조용히 꺼낸 말이었다. 누굴 원망하거나 불평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그 안엔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 묻어 있었다.
처음엔 다 같이 친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말에도 자주 만나고, 통화도 자주 하는 아이들끼리 더 가까워졌고,
딸은 그 안에서 스스로만 거리를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용히 느끼는 거리감, 아이는 '덜 친하다'라고 말한다
10대 아이들이 “걔랑 안 친해”라고 말할 땐
사실 자신이 느끼는 거리감을 표현하는 방식일 때가 많다.
그 거리감은 다음처럼 행동으로 먼저 나타난다.
친구들이 서로 스킨십을 하거나 장난을 치는데, 나는 어색하다
다 같이 얘기할 땐 자연스럽지만, 따로 연락하거나 만나는 사이엔 끼지 않는다
속 얘기를 쉽게 하지 못하고, 그들 사이에서 조용한 방청객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나는 저 무리에 완전히 들어가진 않았구나”라는 감정 인식이 생긴다.
'모두와 친해야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중학생, 고등학생 시기에는
‘다 같이 친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론
모든 사람과 균등하게 친해지기란 불가능하고,
어떤 관계는 서로 맞지 않는 리듬이 존재할 수 있다.
이때 아이가 느끼는 ‘덜 친하다’는 감정은
실패가 아니라, 자기감정의 리듬을 파악해 가는 과정이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비교가 아닌 기준 세우기
딸에게 제가 했던 말은 아주 단순했어요.
> “친한 정도가 덜하다는 게 나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네가 어떤 관계에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느냐야.”
아이의 기준이 ‘나만 소외됐어’에서
‘내가 불편한 관계와 건강하게 거리 두는 중이야’로 바뀌는 순간,
그 감정은 불안이 아닌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
관계를 기준 삼을 게 아니라, 감정의 위치를 살펴야 한다
누가 나를 얼마나 챙겨주었는지보다,
내가 그 안에서 얼마나 나답게 있을 수 있었는지를 돌아보는 것.
그것이 10대 친구관계에서 중심을 잡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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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친하다’는 말은 거리감을 느낀 아이가 전하는 감정의 신호다.
모든 관계에서 똑같은 친밀감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비교가 아닌 자기 기준을 만드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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