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힘들 때 책부터 사는 나, 왜일까?

감정을 말하지 못할 때, 나는 서점으로 향했다.
읽지 않은 책이 쌓이고,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관계 피로와 감정 소비를 정리하며 내 기준을 다시 세우는 기록.

감정이 힘들 때 책부터 사는 나, 왜일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왜 늘 나만 먼저 챙기고, 정리하고, 마무리해야 할까. 말은 서로 나눴는데, 행동은 늘 내가 맡게 되는 관계들.

그럴 때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감정만 힘든 게 아니었다. 시간을 쓰고, 돈을 쓰고, 나 자신까지 소진되는 느낌.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말하게 됐다. “이 관계는 감정보다 비용이 더 크다.”



감정적 불일치는 에너지 + 돈을 함께 소모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관계를 ‘에너지 드레인’이라고 부른다. 함께 있으면 감정뿐 아니라 신체적 피로도까지 올라가고, 결국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로 이어진다.

→ 예: 혼자 회복하려고 커피, 간식, 충동구매 → 관계가 반복되면 회피 비용까지 생긴다 (택시비, 불필요한 약속 등)




행동경제학으로 본 ‘감정 관계 지출’

의사결정 피로라는 개념이 있다. 계속해서 판단하고 맞춰주는 관계에서는 내가 나를 위한 결정을 할 인지 자원이 줄어든다. 그 결과, 지출 통제력도 약해진다.

→ 감정 피로 → 생각 없는 쇼핑 → 예산 누수 → 상대와의 비교 지출 → 무리한 선물, 식사 비용 발생




감정이 쌓이면, 돈이 나간다

나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잘 말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냥 내가 하는 게 낫지' 하는 마음으로 먼저 움직였고, 사람들이 미루면 내가 마무리했다.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참고 넘기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다음엔 괜찮겠지' 하며 넘긴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쌓이면 나는 서점에 갔다. 기분과 감정을 읽어줄 무언가를 찾으려고, 제목이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목차만 훑어보고는 조심히 책장에 꽂아두곤 했다.

하지만 결국 읽지도 못한 책들은 이사나 짐 정리할 때 가장 무거운 짐이 되었고, 버리기 전까지 내내 마음 한편을 눌렀다.

그때 알게 됐다. 감정을 말로 풀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 나간다는 걸. 그게 돈일 수도 있고, 에너지일 수도 있다는 걸.

그래서 요즘은 이런 기준을 세운다.

말은 나눌 수 있어도, 내가 다 하지 않기

서운한 감정은 바로 메모장에 적어두기

사람보다, 나부터 먼저 챙기기


어렵지 않은 것부터 시작하는 중이다. 내가 나를 덜 지치게 하기 위해서.




관계 예산 정리표 – 감정보다 지출이 더 많은 순간들

불편한 모임: 기분은 불편, 식사비는 내가

가깝지만 반복되는 실망: 마음 정리보다 회복 비용이 더 든다

가족이지만 나만 책임지는 구조: 감정적 부채 + 금전적 부담





오늘 내가 내린 결정

오늘도 반복됐다.
신발 빨아야 한다고 말은 했지만,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내가 맡기러 나섰다.

“서로 말은 했는데, 누가 들었지? 누가 행동했지?”
그 순간,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 말을 나눈 것과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 앞으로는 말이 아닌 행동이 기준이다.





실천 플랜 – 관계와 비용 정리 루틴

오늘 감정 한 문장 기록: “말은 나눴지만, 책임은 없었다.”

오늘 기준 한 줄 쓰기: “다음부터는 기준 없는 말에는 행동하지 않는다.”

관계 소비 정리표 작성 (오늘 하루 기준)

시간 쓴 사람: 나

돈 쓴 사람: 나

피로 해소한 사람: 아무도 없음



→ 이 정리는 나를 책임지기 위한 감정 청소표이기도 하다.




관계는 감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를 지키기 위한 감정 거리 두기는 곧 생활비, 시간, 에너지의 회복이다.

오늘 나는 말보다 기준으로 정리했고, 감정보다 반복되는 구조를 봤다.

이제, 감정을 흘리기보다 기준을 쌓는다. 그게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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