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서 머물다

- 쉬어가는 하루, 그리고 나를 회복하는 글쓰기

한동안 글을 썼다. 아니, 쏟아냈다.
내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있던 감정들을
말로 꺼내는 시간이었고,
어쩌면 내게는 하나의 ‘회복’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에세이 하나에 달린 짧은 댓글이
오늘 나를 멈추게 했다.


댓글에서 머물다


“엄청 감성적인 거 같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부정적 감정에 메몰 되는 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정말 고마운 말이었다.
진심 어린 응원처럼 들리면서도,
문득 균형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글은 감성적이다.
하지만 그건 ‘머물러 있는 감정’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는 감정이다.

나는 지금,
회복의 길을 걷고 있다.


문득 주어진 시간.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나’라는
존재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건 한 편의 고백이 아니라,
내가 나를 회복하는 방법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
누군가의 말에 부딪힐 때,
나는 잠시 멈춰 이렇게 쓰며
내 감정을 하나씩 꺼내 정리한다.

물론,
글 속 나는
현실보다 조금 더 여려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누구보다 단단하게
‘나를 살아내는 중’이다.



그리고 다짐한다.
이 기록은
단순한 감정의 일기가 아니라,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기 위한 기록이 될 거라고.

성장하는 또는 나아가는
무엇으로든 남겨보자.
이건 내 이야기이고,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을지 모르니까.

나는 아직 걷는 중이고,
이 글은 그 길 위의 희미한  빛 같은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