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웃음마저 지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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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육아를 감당하던 날, 아이의 웃음마저 버거웠던 시간.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소중한 기억이 된 하루를 담았습니다.

아이 웃음마저 지친 하루

육아는 늘 감정이 교차하는 일상의 연속이다. 어떤 날은 아이의 웃음이 선물처럼 다가오지만, 어떤 날은 그 웃음마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와 함께한 한 장면이 떠오른다. 지금은 소중한 기억이 되었지만, 그 순간엔 오롯이 ‘힘듦’으로만 느껴졌던 날이었다.

아이의 웃음이, 그땐 왜 버거웠을까.

간장 한 통이 수영장이 되어 아이들은 그 위에서 소리를 내며 웃었다. 호기심 많은 하린이가 간장통을 쏟아부었던 날, 두 아이는 그 엉망인 바닥을 놀이터처럼 여기며 바닥을 뒹굴고 다녔다.

지금의 나였다면 사진으로 남겼을 텐데, 그때의 나는 지쳐 있었다. 혼자 육아를 감당해야 했고, 모든 상황이 짐처럼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화가 났고, 웃음을 혼냈다. 아이들은 그날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간장 물 든 옷을 하고 물에 빠진 생쥐처럼 다 젖어서 바닥에 흥건한 간장을 뒹굴던 아이들. 나는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놓쳐버린 순간, 마음에 남은 장면.

“그저 함께 웃어도 되었을 그날, 나는 ‘씻기고 치워야 할 일’로만 기억했다.”

육아 중 버거운 감정은 종종 가장 소중한 장면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날의 웃음은 영상도, 사진도 남기지 못했지만 기억 속엔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다.

요즘은 아이의 일상을 영상으로 남기는 일이 흔하지만, 나는 그런 기록조차 남기지 못했다. 그게 오래도록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는다.

엄마의 감정도 돌봄이 필요했다.

남편은 바깥일로 지쳐 있었고, 집에서는 내가 모든 감정을 감당해야 했다. 육아라는 단어 속에는 아이의 성장만이 아니라, 엄마의 감정과 회복도 함께 포함되어야 하는데 여유도 없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날 웃던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그래서 더 미안하고, 그래서 더 고마운 기억이다.

아이의 웃음 속에 담긴 순간을 그저 지나가는 일로 넘기지 않도록, 지금은 마음의 렌즈로 더 자주 바라보려 한다.

지금 육아 중이라면, 혹은 이미 아이가 자라 버렸더라도 그 시절의 나를 미워하지 말고 그때의 마음도 다정하게 꺼내보면 좋겠다.

혹시 당신에게도 그때는 놓쳤지만, 지금은 소중해진 장면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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