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앞 고양이 관찰일기] 4편|고양이 시그널을 아는 만큼, 가까워집니다


고양이는 말 대신 몸으로 이야기합니다. 꼬리의 움직임, 귀의 방향, 눈을 감는 타이밍까지. 고양이의 시그널을 알면, 그 마음이 조금 더 가까워집니다. 시장 앞 고양이의 하루를 통해 읽어보는 자세별  감정변화

고양이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종일 말을 하고 있다.
꼬리의 방향, 귀의 각도, 눈의 움직임…
고양이의 시그널을 알아챘다면, 그건 곧 대화의 시작이다.
중국집 앞 나무난간에서 하루를 보내던 고양이의 자세를 따라가며, 그 마음을 하나씩 짚어본다.

고양이는 등을 보인 채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다.



시그널 해석

등을 보이고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는 건 경계라기보단 ‘내 시간을 갖고 싶다’는 신호다.
누군가 말을 걸어도 당장 대답하고 싶지 않은 날의 자세.

> "괜찮아, 여긴 내가 앉을 자리니까.
오늘은 그냥 이렇게 좀 있고 싶어."

몸을 돌려 눈치를 주며 주변을 둘러보는 고양이.

시그널 해석
등을 보이다가 고개를 돌리는 건, ‘관심은 있지만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신호.
시선은 주되, 움직이지 않는다.
마음의 반은 여전히 경계 속에 있다.

> "누구야?
어디까지 들어와 봐, 내가 판단할게."

고양이가 몸을 길게 늘이며 기지개를 켠다.

시그널 해석
기지개는 긴장을 풀었다는 뜻이다.
몸을 보여주는 만큼, 신뢰와 안정이 깔려 있다.
자세가 느긋할수록 상대에 대한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린다.

> "좋아, 딱 이 정도면 괜찮지.
날씨도 나쁘지 않고, 너도 나쁘지 않아."

고양이가 한쪽 앞발을 들어 올려 들여다본다.

시그널 해석
잠시 멈춰 판단하는 순간이다.
발을 확인하는 행동은 신체에 느껴지는 자극을 체크하거나, 뭔가를 결정하기 전의 잠깐의 망설임.

> "이걸 그냥 지나칠까, 아니면 한 번 더 맡아볼까?"





고양이는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앉아 있다.

시그널 해석
눈을 감는 건 깊은 신뢰의 표현이다.
긴장이 없는 상태, 마음의 평화가 있을 때만 가능한 자세.
주변의 움직임에도 반응하지 않고, 그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

> "응, 지금 이대로 좋아.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돼."






고양이는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신호를 이해한다면, 고양이는 당신을 경계하지 않는다.
시선을 피하지 않는 눈빛, 등을 보인 채 앉아 있는 고요한 뒷모습,
그 모든 게 고양이의 언어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먼저 말 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시그널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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