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감정은 책으로, 물건으로, 소비로 빠져나간다.
감정 소비의 심리학과 기준 회복 루틴을 담은 감정 에세이.
감정이 쌓일수록, 책이 늘어난다
감정이 힘들 때, 나는 서점으로 향한다.
속상하거나 지칠 때면 어느새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있다.
읽지 않을 걸 알면서도,
책장을 넘겨보며 괜찮은 척 마음을 달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힘들 때마다 책부터 살까?”
그리고 그 질문은,
내가 말하지 못한 감정의 흔적들을 되짚게 했다.
“왜 나만 먼저 정리하고, 마무리할까?”
말은 함께 나눴지만,
정작 행동은 늘 나였다.
신발을 빨아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지만
결국 움직인 건 나.
할 일을 나누자고 했지만
끝내 마무리한 것도 나였다.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속으로 삼켰다.
그 감정은 말이 되지 못한 채,
조용히 지갑을 열게 했다.
감정은 돈이 되어 빠져나간다
그날도 나는 서점에 갔다.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고,
목차만 훑고는 책장에 꽂았다.
읽지 않은 책이 늘어갈수록
내 감정도 정리되지 않은 채
책처럼 쌓여갔다.
책은 위로가 아니라,
말하지 못한 감정의 증거였다.
그건 감정을 외면한 채
돈으로 바꿔 푸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심리학은 말한다: 이것은 ‘감정 소비’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패턴을 감정 기반 소비(emotional spending)라 부른다.
말하지 못한 감정이 쌓일수록, 사람은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 소비를 통해 위안을 얻으려 함
- 관계를 대신 책임지려는 지출
- 감정을 대신하는 ‘물건 쌓기’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의사결정 피로와 연결 짓는다.
지속적인 감정 조절은 인지 자원을 고갈시키고,
그 결과 무의식적인 지출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해보기로 했다
예전엔 ‘사람을 먼저 챙기고, 나중에 나를 돌보자’고 생각했다.
이젠 다르다.
지금 나는 나부터 정리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 감정이 쌓이면, 한 문장으로 적는다
→ "말은 나눴지만, 책임은 나였다." - 관계에서 내가 ‘쓴 감정과 시간’을 메모한다
→ 시간 쓴 사람: 나 / 회복한 사람: 아무도 없음 - 서점에 가기 전, 진짜 필요한 건 ‘정서적 정리’라는 걸 기억한다
당신은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나요?
감정이 무거운 날, 당신은 무엇을 사고 있나요?
읽지 않은 책, 쌓이는 물건, 마시지도 않을 커피…
그 모든 것에 숨어 있는 감정의 무게를,
이제는 말로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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