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같은 딸, 갈등관리보다 마음공부가 먼저였다] 딸과 엇갈릴 때, 먼저 바꿔야 했던 건 방식이었다

딸과의 갈등은 감정 때문이 아니었다. 대화의 방식과 서로 다른 태도가 문제였다. ‘갈등관리’보다 ‘마음공부’가 먼저였음을 깨달은 이야기입니다.

[거울 같은 딸, 갈등관리보다 마음공부가 먼저였다] 방식


*이 글은 《거울 같은 딸, 갈등관리보다 마음공부가 먼저였다》 시리즈의 1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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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웬만한 건 그냥 넘기는 편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상대 기분을 먼저 생각하고,
일이 잘 굴러가게 하려면 내가 조금 더 맞춰주는 게 낫다고 여긴다.
이런 내 태도는 어쩌면 내가 해온 일상적인 갈등관리 방식이었다.
말보다 분위기를 먼저 살피는 방식.

딸은 좀 다르다.
느낀 대로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한다.
돌아보는 여유보다는, 지금 내가 어떤지에 집중하는 성향이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때론 그 솔직함이
나를 무시당하는 기분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 순간 내 감정은 일렁이고, 마음공부가 필요한 때임을 실감하게 된다.



### 우리는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살아왔다

나는 조용히 알아서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도움이 필요하면 먼저 챙겨주고,
상대가 불편하지 않게 살핀다.

그런데 그런 내 마음을
“엄마니까 원래 다 해주는 거잖아”라고 여기는 딸의 태도가
조금씩 나를 지치게 했다.

내가 말 안 했다고 몰라준 건지,
말을 했는데도 못 들은 건지.
알면서 모른 척한 건 아닌지.

딸은 말한다.
"엄마는 왜 갑자기 서운해해? 나는 그냥 편하게 말한 건데."

그 말에 나는 다시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과 딸이 받아들이는 말 사이의 거리,
그리고 그 안에서 반복되는 딸과의 갈등.



### 말보다 중요한 건 ‘생활 방식’이었다

갈등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서로 다른 '생활의 방식'으로 살아왔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나는 묵묵히 참는 게 사랑이라고 믿었고,
딸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그 차이가 자꾸만
서운함, 오해, 거리로 이어진 거다.

갈등을 조정하려 애쓰기보단,
이젠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말하는 연습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내 마음공부의 시작이었다.



### 그래서 나는 바꿔보기로 했다

"이건 네 몫이야. 엄마가 다 해주는 게 당연하진 않아."
처음엔 어색했지만, 내 역할만큼 딸의 몫도 분명히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말보다 행동을 보고 싶어."
입으로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다.
대신 태도로 보여주는 진심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엄마도 서운해."
감정을 삼키지 않고,
짧고 담담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런 말들은 모두 나의 새로운 갈등관리 방식이 되었다.



### 갈등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배우는 시간

우리는 엄마와 딸이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해서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거다.

나는 기다려주는 사람에서
기준을 세우는 사람으로 바뀌는 중이다.

그래야 딸도
자기 마음만큼 엄마 마음도 돌아볼 수 있으니까.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잃지 않기 위한 조율’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딸을 통해 배우고 있는 진짜 마음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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